요새 일이 많기도 하고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서 회사내에서는 웃고는 있지만 사실 몸과 마음은 하루하루 무너져 간 기분이다. 오늘 병원에 가서 위내시경을 했는데 그 기록을 남긴다.
지난 1월에 이미 예약이 된거지만 오늘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서 위내시경 검사가 있었다. 작년 정기 건강검진에서 위에 작은 종양이 발견되어 작년말부터 올 연초까지 엄청나게 놀라고 정확한 검사를 위해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많이 힘들었다.
결국엔 대학병원까지 오게 되었는데 이렇게 하다가 나빠질까봐 많이 겁도 나고 무섭기도 하다.
작년 건강검진을 한 병원도 꽤 큰 종합병원인데 더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상급병원(대학병원)으로 가보라고 하여 당시엔 정말 많이 놀랬다. 의사는 크게 걱정하지말고 검사를 받아보라는데. 사실 그때는 무서워서 대학병원으로는 바로 못가겠더라. 내가 종양이라니.
집안 내력으로 간이 다들 안좋아서 일찍들 돌아가셨는데 그래서 어려서부터 간에는 신경을 많이써서 매우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생각치도 못한 위가 아프다니.. 스스로 위는 정말 튼튼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이 망가졌나보다. 종양에 만성 미란성위염이라니.
위는 여러개의 층으로 이루어지는데 제일 안쪽면 즉 음식물을 담고 있는 층이 위점막층이고 이 층에서 종양이 생기면 위암이라고 한다. 다행히(?) 나는 그 아래에(점막 밑에) 종양이 1cm 정도 크기로 발견된 것이다. 점막 밑에 있다고 해서 이를 점막하종양이라고 한단다.
병원에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없다고 하지만 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EUS(Endoscopic ultrasound scopy 초음파내시경)라는 검사를 해야 하니까 큰 병원 가보라고 했다. 자기네 병원은 해당 장비가 없어서 검사가 안된다고 했다. 종합병원인데도 없다니 이 장비가 비싸서 그런지.. 다룰 수 있는 의사가 없어서 그런지..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장비를 갖춘 어지간한 병원은 없다고 한다.
당장 내가 사는 광주에서 최고라는 전남대학교병원을 가보고 싶었지만 예약과 검사, 진료의 과정에 시간도 많이 걸릴거 같고 겁도 나고 무서워서 바로 못가봤다. 무엇보다 오래기다려야 하는 대학병원 특성상 당장 이 종양을 제대로 알고 싶어서 급히 광주에서 EUS가 가능한 병원을 폭풍 검색하고 이전에 위내시경을 한번 받아본 적이 있던 서광병원이라는 곳에서 검사가 가능하다기에 바로 예약하고 다음날 검사를 했다. 서광병원에서의 EUS결과로는 0.7cm의 크기.
양쪽 진단서와 검사소견서를 가지고 학동에 있는 전남대학교병원 본원에 가보려다가 아무래도 암쪽은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이 더 잘한다고 하여 화순전남대병원으로 가기로 했다. 다행히 진료도 예약 일주일만에 받았고 검사도 2주만에 받아서 결과를 빠르게 알게 되었다. 암진단을 위한 혈액 검사와 위 MRI촬영 등을 했는데 다행히 모든 검사가 좋게 나왔다.
당장 심각한것도 아니고 뭔가 치료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다만 오랜 만성미란성위염과 식도염으로 술도 안되고 음식도 가려 먹어야 한단다.
이렇게 폭풍과도 같았던 연초가 지나고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재검사를 위해 오늘 병원을 다시 찾은 것이다.
사실 음주나 음식보다는 3년 전에 개인적으로 마음 아픈 일들이 많아서 그로 인해 속이 많이 망가졌다고 생각한다. 절대 술이 문제가 아니다. 술에 쪄들기 싫어 일부러 멀리했고, 한참 다어어트로 음식도 칼로리 계산해 가면서 하루 2000 Kcal 이하로 제한하며 고단백의 음식을 가려 먹었으니까.
그때부터 속이 너무 아프고 뭘 먹어도 소화도 안되었으며 또 괴로움을 이겨내려고 공부와 일을 미친듯이 했었기에 스스로도 많이 안좋아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때의 공부로 나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을 했고, 이렇게 새 직장을 다니게 되었지만 그사이 내 위는 많이 망가졌다. 임용시 검사결과에서 내 위가 70대 할아버지 위라고 의사가 주의를 주었으니까..
결론은 위염은 약으로 다스리기로 했고, 종양은 추적관찰하자고 하였고 6개월 후에 검사하자고 한게 바로 오늘이다.
내가 근무하는 전남경찰청에서는 최근 신안경찰서를 새로 개서(開署)하게 되어서 연초부터 정말 스트레스가 많았었다. 특히 4월~6월 더더욱. 유독 내게만 엄격한 계장님 덕에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 다 맞는 말씀이지만.. 정말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는데 더 잘하라고만 하시니.. 마치 공부하고 있는 사람에게 공부하라고 하는 것과 같은.. 스트레스.. 바로 어제까지도 할일이 많아서 사실 몸은 챙기지도 못했다. 아침에 겨우 일어나 병원을 향했는데 가는 길이 출근길과 맞물려 어찌나 밀리던지..
겨우 아침 9시 반에 병원에 도착해서 위내시경실로 바로 갔는데 혼자 왔다는 이유로 수면 내시경은 안된단다. 당연히 될거라 생각했는데 절대 안된단다. 보호자가 동반해야지 수면이 가능하다고 해서 결국 비수면으로 했다. 난생처음.. 지옥을 맛봤다. 게다가 환자동의서를 받은 과정에서 좀 무서운 이야기를 막 해대서 이건 뭐 위 내시경 받다가 응급실 가는 거 아닌가 걱정이..
그렇게 팔뚝에 X나 아픈 진경제 주사를 맞고, 세상 맛없는 입과 목을 마취해주는 약을 입안에 3분간 넣고 삼키며 점점 마비되어가는 입과 목 그리고 식도의 불쾌감을 참고 기다리고 있는데 3번 검사실로 불려갔다.
옆으로 누워서 간호사의 설명을 듣고 마음의 준비도 안되었는데 이건 마치 도살장에 끌러온 소마냥.. 흑흑
입에 재갈을 물리고 드러누워 꼼짝 못하는데 눈앞에서는 불빛을 부라리면서 곧장이라도 내 입안으로 들어올 듯한 꽃 뱀같은 내시경을 보고 있도라니 정말 너무 무서웠다.
지금 껏 살면서 매번 내시경때는 다 수면이라서 뭘 했는지도 몰랐는데 이런 검사였다니..
좀 서글펐다. 수면 내시경 하면 안되냐고 간절히 이야기 했는데도 혼자오면 절대 안된단다. 가족이 없어서 동반 보호자가 없다고 해도 안된다고 한다. 고아나 독거노인이라면 꼼짝없이 대학병원에서는 절대 수면검사을 못하겠네...
결국엔 검사하는 내내 너무 힘들게 받았다. 뱀처럼 긴 내시경이 내 위장을 후비고 있을 때 극한의 구역질의 고통속에서 스스로 이렇게 누워있는 내 자신이 참 딱하게 느껴졌다. 이런 검사를 받고있는 것도 기가막힌데.. 힘들게 받고 있자니. 서글프다.
한가지 다행인건 그나마 비수면이라 10여분 기다리고 10여분 검사받고 도착 후 1시간내 모든 일을 마치고 나올 수 있었다. 다음에도 해야 할 텐데 그땐 누군가를 데려와야 하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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